땀을 흘린터라 밤바람은 새차게 옷을 비집고 들어오고
벌써 몸이 반응했다.
강대현 성도와 이준 집사님과 우리 일행은 차에 오르고
올라오는 길에 힘이 들었는지 입에 험한 말들을 머금고 올라왔다.
해발 3400M. 레소토의 최고 꼭지점에 우리는 도착했다.

그곳에는 풀어헤쳐진 트레일러의 짐과 함께
무언가를 찾아 온짐을 뒤적거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던 강대현성도와 이준집사는 결국 험한 말을 내뱉고 만다.
분위기가 험악함을 알고 김찬희 사모는 “제가 시켰어요 미안합니다”란 말만 남기고 트레일러의 짐들은 주섬주섬 자기 자릴 찾아갔다.



이미 주변은 어두워져 한치 앞을 볼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이미 주변은 어두워져 한치 앞을 볼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내 마리속엔 아침 8시 30분 출발이라는 시간표가 내 머릴 혼돈스럽게 했다.
이렇게 사태가 진정되어 갈때
난 비로소 선교사님의 일행이 초행길임을 알게 되었다.
레소토에서 신학교 교육을 받기 위해 1주일에 한번씩 오는 현지 목사를 픽스버그에서 만나기만 했지 이 길은 운전하는 자나 선교사님이나 우리나 초행길이었고
더구나 운전하던 알버트와 필립 목사도 이길이 초행길이었다.
아뿔사!!

한번도 오지 못했던 길이며 또 차가 중간에 퍼지자 매우 당황했고
자연히 우리는 하나님을 찾을수 밖에 없었다.
무엇을 우리에게 보여 주실라나 이제 고지를 찍고 내리막 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문적으로 운전하던 사람 강대현 성도의 눈에는
이길이 매우 위험하고 아찔한 길임을 예측하고 있었고
서서히 다가올 위험을 이미 감지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계속 엔진 프레이크를 외치고 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거의 2시간을 올라왔으니 내려가는 시간도 비숫했다.
“선교사님 얼마나 더 가야 합니까?
“여거서 1시간 30분정도 가면 된다뿡게”
특유의 전라도 사투리로 우리를 안심시키려 안간힘을 쓰셨다.
내리막을 거쳐 잠시 평지에 다다랐을때
차는 이미 제동이 되질 않았고 위험을 감지한 알버트가 내리고
우리를 따르던 뒷차가 바퀴에 연기와 함께 불을 발견했다.



“물! 물! 물!”이준 집사가 외쳐며 우리 음료수를 차 바퀴에 들이부었다.

급하게 내리자 마자
“물! 물! 물!”이준 집사가 외쳐며 우리 음료수를 차 바퀴에 들이부었다.
시뻘겋게 달아있던 브레이크 디스크 판이 수증기를 뿜으며 눈을 가렸다.
나도 내리며 계속 물을 들이 부었다.
바퀴를 튀어 얼굴에 물이 닿자 이미 물은 제 기능을 잃고 뜨거운 물이 되어
튀어 올랐다.
삽시간에 우리의 차량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차안의 모든 대원들은 급하게 차에서 뛰어 내렸다.
“엔진 브레이크를 쓰라고 하니까 XX”
강대현 성도의 입에 험한 말이 물과 함께 튀어 올랐다.
“타이어 녹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네 휴!” 이준 집사도 거들었다.
여기 저기서 아버지를 되뇌었다.
“평지에서 발견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다행이야”
그나마 난 다행이라고 했고
뒷차에서도 청년들이 내려 안절부절했다.

물은 계속 부어 댔고 어느정도 디스크 판이 식었다.
“브레이크는 파열 되었으니 더 가지도 못해요”
갑자기 강대현 성도는 차에 알버트를 밀어내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
시동은 걸렸다.
“시동은 걸리네 다행이야”걸걸한 목소리로 핸들을 잡으며
차량을 이동 시키려 했다.
차는 부르르 몸을 떨더니 이내 시동이 꺼지고
“안돼! 안돼!” 이준 집사님의 손사래를 뒤로 하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
차량은 조금 움직이더니
브레이크가 들지를 않는다.
뜨거운 디스크 판의 열기에 패드 부분이 다 녹아 떨어져 버린것이다.
선교사님이나 알버트와 피터 목사는 당황하여 정신이 없다.
계속 전화로 무슨 말을 하며 고개를 저어가며 이리저리 우왕좌왕 하고 있었다.

브레이크 패달을 밟으며
“갈수 있을것 같아 천천히 가보자고”
“안돼요! 가다 죽을수 있어요 브레이크가 안되는데 어떻게 가!”
“안돼” 권사님들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운전를 말렸다.
차는 도로 한쪽으로 조금 움직이다 말았고
운전하던 강대현 성도는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어디가요”
“앞에 차 세울때가 있는지 보고 올께”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끝나는곳까지 갔다오더니
“내리막이야 정말 큰일날뻔 했어
만약 내리막에서 이런 사태가 났으며 우린 전부다 죽었어.”
다행히 지금은 평지라 다행이었다.



“일단 밥부터 먹자구요”

일행의 안녕을 맡은 나로썬 아찔한 순간이었다.
나도 그들과 아무 생각이 없이 단지 밤바람에 옷깃만 여미었다.
이미 시간은 밤8시 30분을 넘겼고 배는 고프고
권사님은 “일단 밥부터 먹자구요” 하자
청년들은 삽시간에 도로가 식당이 된듯 가스불과 물통
그리고 라면과 햇반을 도로에 펼쳤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평온들 할수 있는것인가?
그리고 식욕들이 돌아올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런 생각을 뒤로 하고 이미 가스불 위의 물은 펄펄끓고 있었고
여기에 햇반이 펼쳐지고 강된장, 카래등 소스를 데운 뒤 밥위에 언저졌다.
날씨가 추웠지만 밥이 입으로 들어가고 나니 온기가 돌아왔다.

“에구 오늘밤은 여기서 보내야 하나”
“아니야 함께 오던 목사님이 먼저 내려가고 정비소가 있는지 돌아보고
차를 끌고 온다고 했어”
그리고 그 차는 출발했다고
갔다가 정비소 돌아보고 차를 가지고 다시 올려면 해뜨고 올것이 명백한데…

어느정도 주변정리가 되자
모두들 긴긴 겨울밤을 대비해 차량으로 올라탔다.
그리고 다시 할렐루야를 외치고 기도했다.
“주여 도와 주소서! 천사를 보내 주소서”



하나님의 관심이 우리 선교 일행에 함께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이상한건 이렇게 기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나는 차량 한대가 멈추었다.
그리고 그 차안에서 정비소 직원 차람의 한사람이 다가왔다.
“무슨일 입니까”
이만 저만 해서 차가 이렇게 되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니
아무렇치도 않게 자신에게 이 차량과 똑같은 브레이크 패드가 있다고 했다.
차는 움직일수 있었지만 브레이크 패드가 망가져 차가 움직일수 없는 상황인데
같은 브레이크 패드가 있다고 하더니
능숙한 솜씨로 차 바퀴를 빼고 패드를 집어넣었다
강대현 성도도 도왔다. 이준 집사도 “야! 이런 일이 있나”하며 신가해 했다.
오늘밤을 지새워야 할판에 해발 3000M고지에서 차량수리가 되고 있다니..

우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앞서간 차량이 올때까지 기다리자라는게 우리의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차량에 의해 다시 내려가게 되었으니
참 하나님의 은혜였다.
하나님의 관심이 우리차량에 아니 우리 선교 일행에 함께 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실제로 이런 차량의 사고가 많이 난단다.
워낙 높은 고지이다 보니 차량 사고도 많이 나고 고장도 많이 나고
사람들이 도로를 걷기를 밥먹듯이 한단다.
그러니 용돈이라도 벌어보자도 중간에 죽치는 차량도 있단다.
그러다 사고 나면 달려가서 사람싣고 인당 얼마씩 받고 이동해 주는
이상한 서비스(?)가 발달 되어 있단다.
그런데 아무리 이런 이상한 서비스가 발달 되었을지라도
이 시간까지…. 상식적으로론 좀 무리가 있다.
그러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턴 차는 고쳐졌고 우리에게 구세주와 같은 그 정비공에게
우리는 감사의 표시로 “얼마를 드릴까요”
아마 달라는 대로 주었을 것이다. 시간도 시간이었고 또 감사하기도 했고
“알아서 주세요”라며 쑥스럽게 머리를 돌린다.
선교사님이 400 란드를 주었다. 우리돈 4만원.
우리나라 같았으면 40만원은 불었을께다….
착한놈…

사건은 이렇게 끝난다.
우린 그날 23시 30분에 레소토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고
떨리는 목소리로 방배정을 받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수 있었다.
그리고 기도가 절로 나왔다.
“주님 감사합니다.”